현재 전세계적 유행병으로 인해 여러 오프라인 e스포츠 이벤트가 취소 또는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. 이로 인해 이 경험이 적은 업계는 원래 고향과도 같은 온라인으로 회귀하게 되었습니다. 이러한 변화가 여러 팀에 끼칠 수 있는 영향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전 프로 CS:GO 플레이어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.
그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만 얘기하기에는 현 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. 솔직히 말해서 적어도 규모로만 따지면 최근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위협이 코로나19가 아닌가 싶습니다. 타 업계와 마찬가지로 e스포츠 업계 역시 이벤트가 취소되는 등 필연적인 위기를 정통으로 맞고 있습니다.
저는 IEM Katowice 플레이오프 대회가 열리는 아레나에 수많은 사람을 맞이할 수 없게 되었다는 뉴스가 나왔을 당시 폴란드 카토비체에 있었습니다. 당시에는 이것이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.
지나고 난 뒤 저는 이 시기를 돌아보며 '누가 더 잘 적응했나?'하고 자문할 것입니다.
하지만 CS:GO는 온라인 경기를 통해 스스로 살아남을 뛰어난 능력이 있습니다. e스포츠는 사람들을 계속 즐겁게 하며 불안한 현실의 탈출구가 될 가능성은 물론 책임도 가지고 있습니다. 그러나 이것이 프로팀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?
저는 과거에 Counter-Strike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했지만, 많은 프로 플레이어들이 최소한 몇 주 동안 겪어야 할 새로운 생태계를 친숙하게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. CS:GO가 완전히 온라인 기반으로 바뀐다고 할 때 마주할 몇 가지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.
온라인 CS:GO와 오프라인 CS:GO의 차이점
왜 전문가들은 온라인 결과를 반신반의하는 걸까요? 따지고 보면 결국 사람들은 동일한 게임을 동일한 맵에서 동일한 무기를 가지고 플레이합니다. 배당률에 변동을 줄 만한 어마어마한 차이를 제외하고 나면, 이렇게 쉽게 온라인 결과를 무시하는 것은 직관과는 반되되는 일임에도 저를 포함한 모두가 이러고 있습니다.
Counter-Strike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비교할 때 제가 항상 드는 가장 큰 차이점은 플레이어 스스로 심리적 안정을 찾는 영역에 있습니다.
LAN 환경에서 플레이를 할 때는 최대한의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통제해야 하는 사항이 너무나 많습니다. 대회도 물론이고 관중이 주는 압박감까지 견뎌내야 합니다. 처음 앉아보는 의자에서 가장 편한 위치를 찾아야 하기도 하고, 자기 게 아닌 테이블을 사용해야 하며 익숙하지 않은 모니터를 사용해야 하기도 합니다.
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만, 이미 실력을 갖춘 Counter-Strike 프로 플레이어는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. 일반적으로 압박감 속에서 최선의 실력을 선보이는 플레이어가 순위 선두를 달리는 플레이어입니다.
이러한 관점이 우승팀에 대항하는 도전자팀이 애를 먹는 이유를 이해할 좋은 예가 되기도 합니다. 플레이어는 그 순간의 압박갑, 대회 자체, 심리적인 흔들림으로 인해 방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.
온라인 CS:GO 경기에는 이런 요소가 없습니다.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편하게 느끼는 장소, 집에서 훨씬 압박을 덜 받습니다. 이러한 사실이야말로 예상 밖의 결과가 여기저기서 나올 이유가 될 것입니다. 사람들은 자유롭고 편안한 느낌을 받을 때 위험을 더 감수하는 경향이 있고, 오프라인의 묵직한 환경에서 느끼는 압박감이 있을 때보다 훨씬 공격적인 성향을 보입니다.
CS:GO의 즉각적인 변화
이러한 변화는 공식 경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. 이 시기는 상위권의 많은 팀에 있어 새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. 일을 하면서 훨씬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낼 테니까 말입니다. 이번 위기가 발생하기 전 달력에 얼마나 많은 이벤트가 쌓여 있었는지 생각해 보세요. 많은 팀이 주기적으로 훈련 시간의 부족과 고작 2~3일 정도의 휴식 시간 뒤에 다음 이벤트에 임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심리적 탈진에 대해 고충을 토로했습니다.
저는 IEM Katowice 플레이오프 대회가 열리는 아레나에 수많은 사람을 맞이할 수 없게 되었다는 뉴스가 나왔을 당시 카토비체에 있었습니다.
저는 최고의 팀은 아주 적은 시간을 갖고도 한 이벤트에서 다음 이벤트로 넘어가는 사이에 개선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절차를 개발했다고 생각합니다. 이제 이들은 집에서 편안하게 훨씬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합니다.
이게 암시하는 바는 두 가지입니다. 먼저 갑자기 생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파악해야 합니다. 실력을 늘리며 높은 수준의 직업 윤리를 유지하는 동시에, 너무 많이 플레이를 해 번아웃되지 않을 경계를 찾아야 합니다. 둘째로 대부분 연습 플레이를 하게 될 텐데, 이 와중에도 높은 사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엮인 심리적 문제를 풀어내야 합니다.
흥분한 관객들 앞에서 오프라인 경기를 승리하는 게 두말 할 나위 없이 저녁 시간 연습 플레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보람차겠지만, 이러한 상황에 가장 빨리 적응하는 팀이야말로 이 어려운 시기에도 상위권을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.
제가 보기에 결국에는 적어도 단기적으로 앞서 나열한 요인들로 인해 예상 밖의 결과가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. 최상위권 팀들은 자신들의 정식 생태계에 보다 더 심오한 변화를 주는 팀입니다. 작은 규모의 팀의 경우 CS:GO에서의 삶은 항상 이런 식이었습니다. 많은 연습, 예선 및 여러 리그 참가를 위한 공식 경기, 그리고 운이 좋았거나 성공적일 경우 가끔씩 맞이하는 오프라인(LAN) 이벤트가 전부였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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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들은 적응하는데 들이는 노력을 더 적게 할 수 밖에 없는데 이들의 경우 코로나19 전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. 제가 추측하기로 시간이 지날수록 결과는 '정상화'가 될 것입니다. 최상위권 팀은 시간을 어떻게 조직하고 최적화 할 것인가를 알아내고 온라인 게임에서 일반적으로 우선시되는 플레이 스타일에 익숙해질 것입니다.
온라인 플레이의 장기적 영향
이 모든 것이 지나고 나면 이 이상한 시기에 일어났던 일들의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를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. 그저 '온라인이었기 때문에' 이 모든 것을 무시해버릴 수도 있습니다. 개인적으로는 저건 고의적으로 게으름을 피는 행위에 불과합니다. 지나고 난 뒤 저는 이 시기를 돌아보며 '누가 더 잘 적응했나?'하고 자문할 것입니다.
물론 이 시기의 결과에는 따로 각주를 달아둬야 하겠지만, 이는 각 팀이 최선의 성과를 내고자 새로운 방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찾았는지 알려주는 지표가 될 것입니다. 이미 알고 있는 일이었지만, 몇몇 플레이어와 이야기를 나눠보며 저는 팀들이 좌절을 겪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. 그 누구도 자신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여기는 팀이 자신을 뛰어넘게 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.
누군가는 온라인 CS:GO를 문제점으로, 누군가는 해법으로 보겠지만 어쨌든 온라인은 당분간 우리의 현실이 될 것입니다.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야만 합니다. 이것을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팀이 상위권에 남아있게 될 것입니다.